망막 박리부터 녹내장까지, 고도근시가 실명 위험을 높이는 이유
고도근시는 단순히 시력이 나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안구의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는 질환에 가깝습니다.
고도근시인 분들의 안구를 살펴보면 안구 모양이 럭비공처럼 앞뒤로 길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안구의 길이(안축장)이 길어지면 안구 뒷편 조직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집니다.
그 결과 망막과 시신경, 황반 등 주요 구조가 약해지면서 다양한 안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고도근시 합병증과 이에 따른 위험성, 그리고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도근시 합병증 1. 망막 박리
고도근시에서 가장 우려되는 합병증은 망막 박리입니다.
망막은 안구 내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층으로, 빛을 감지하고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안구가 길어지면 점점 망막이 얇아지거나 찢어짐(열공)이 생기게 되고, 최종적으로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떨어져 나가는 박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망막 박리가 발생하면 망막에 영양이 공급되지 않고, 시신경이 손상되기 때문에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 손상이나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눈 앞에 갑작스러운 번쩍임(광시증)이 나타나거나 비문증이 갑자기 많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고도근시 합병증 2. 황반변성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에서 사물의 형태와 색, 명암을 감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시력이라고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감지하기 때문에 시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구조물 중 하나인데요.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고도근시 환자의 경우 안구가 길어지면서 망막과 황반부 조직이 얇아지고 변형되기 쉬워 연령과 관련 없이 근시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반이 손상되면 글자가 휘어져 보이거나 시야 중심에 까만 암점이 생기며, 시력저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고도근시가 진행된 성인의 경우 정기적인 OCT(망막단층촬영) 검사가 필요합니다.

고도근시 합병증 3. 녹내장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며 시야가 점진적으로 좁아지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질환이지만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도근시로 인해 안구 길이가 늘어나면 시신경 유두 구조가 약해지고, 안압 변화에 대한 저항도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고도근시는 녹내장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2~3배 이상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시야 검사와 안압·시신경 검사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고도근시 합병증 4. 비문증
비문증은 고도근시 환자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안구 내부에는 둥근 모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유리체가 존재합니다. 정상적인 유리체는 투명한 젤 형태인데, 여러 원인에 의해 변성되면서 혼탁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이 때 시야에 검은 점·실·파편처럼 떠다니는 부유물이 보이게 됩니다.
대부분은 무해하지만, 갑작스럽게 비문증이 증가하거나 번쩍임이 동반되는 경우 망막 열공이나 박리의 신호일 수 있어 즉시 검진이 필요합니다.
고도근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고도근시는 안구의 모양이 길어지는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근시가 없는 분들과 비교했을 때 안질환으로 인한 실명 위험이 높은 편입니다. 이미 해부학적 구조 변화가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꾸준한 관찰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고도근시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유전적 요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모의 근시가 심하다면 어릴 때부터 정기 검진, 드림렌즈, 마이오가드 등을 통해 근시를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성인의 경우 현재의 시력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본인의 안구 조건에 맞는 시력교정술을 고려해 시력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시력이 나쁠수록 망막과 시신경이 약해지기 쉬우므로, 고도근시에 해당한다면 눈의 작은 변화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